미츠루는 언제나 원하는 것이 많았다.

그 애는 포켓몬을 잡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토우카짐에서 102번도로까지 가는 짧은 거리를 휘청거리면서 걷던 그 애는 비장한 표정으로 풀숲으로 걸어들어가면서 당신은 거기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아빠의 포치에나에게 기술을 명령하고 포치에나를 볼에 되돌리고 랄토스에게 빈 몬스터볼을 던지는 그 애의 위태로운 뒷모습을 몇 걸음 뒤에서 지켜봤다.

(한참 나중에야 물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왜 지켜봐달라고 한 거야?”

그 애는 씩 웃으면서, 욕심쟁이 같은 표정으로, “증인을 원했어요. 불쌍한 미츠루를 위해서 다른 누군가가 잡아다 준 포켓몬이 아니라고, 미츠루가 스스로 포켓몬을 잡았다고 말해줄 사람을요.”)

 

자신이 없어졌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화목함이 있다.

미츠루가 그것을 처음 느낀 것은 시게케타타운으로의 요양이 결정된 날이었다. ‘잘됐다, .’ 시원섭섭한 안타까움, 약간의 불안, 그리고 기묘한 안정감. 만약 시게케타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면, 분명, ‘참 좋은 애였는데. 항상 최선을 다하던 아이였죠.’ 모범적인 애도를 상상했다. 몇 번이고. 그리고 깨달았다.

애도는 필요없다.

오직 찬미할 명성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미츠루는 인사 없이 떠났다. 그들은 안타까워할 것이고, 불안해할 것이고, 받아들일 것이며 안도할 것이다. 그러나 미츠루는 부정도 분노도 타협도 우울도 수용도 필요 없다. 그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서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가슴에 손을 얹은 미치루가 말했다.

그 애는 분명히 괜찮을 거예요.”

기묘하고 모범적인 화목함이 미치루와, 미치루의 남자친구, 미치루의 어머니(미츠루의 이모? 하루카는 사촌의 어머니는 이모인가 고민한다.), 미치루의 아버지를 감싸고 있었다.

어쩐지 그 말과는 다르게 미츠루는 이미 죽었다고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하루카는 도망치듯이 미치루의 집을 빠져나왔다.

하루카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림으로 그린 듯 반듯한 아이가 아니다.

무겁고, 축축한 떨리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던 소리, 조금 시큼한 침 냄새.

괜찮지 않아

생각보다 똑부러진 아이가 아니다 내 아차모 앞에서 조금도 힘을 못 쓰던 랄토스 한 마리가 옆에 있다고 괜찮을 리도 없다 지금도 그 애는 신호를 보내고 있잖아

 

거기서 지켜봐 주세요

 

내가 쓰러지는 그 순간까지

나를 잊지 말고

숨을 거두더라도

승자로서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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